2013-07-21

킬리만자로 #1

킬리만자로! 아프리카 최고봉. 무려 5895m. 세계 순위 4위에 해당하는 높이다.(각 산의 최고봉 기준) 식민지 당시 유럽인들이 이 더운 아프리카에 와서 봉우리에 덮인 눈을 보고 모두들 놀라 자빠졌다지. 킬리만자로는 차가부족의 고향이기도 하다. 워낙 산이 높으니까 산을 감싸고 있는 마을도 많다. 물론 모두 차가족의 마을. 부족이라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사냥? 수렵? 둘 다 아니다. 근대화 돼버린 탄자니아에는 전통 부족이 아주 소수만 남아있으며, 부족은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본적과 같은 역할을 할 뿐이다.
 
작년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던 당시에 나는 킬리만자로에 올랐다. 올라가기 위해서는 가이드, 포터, 요리사까지 동행해야 해서 비용이 만만치 않다. 비용 때문에 고민을 했지만 고민해결사 이가원님께서 직접 탄자니아에 방문하셔서 모든 걸 해결해주시고 떠나셨지. 친구가 와서 킬리만자로 가고 싶다는데 내가 어쩌겠는가? 못이기는 척 반틈, 가고 싶었던 마음 반틈 짊어지고 당장 정보를 알아보고 전화 한 통으로 현지 여행사 한 곳을 연결해 두었다. 비용은 850달러가 들어갔다. 팁은 제외였고, 나머지 등산가방부터 방한모자 대여까지 모두 포함이었다. (빌린 장비를 고장 내면 변상해야하고, 사실 장비의 질이 좋다는 느낌이 전혀? 없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준비를 원한다면 하는 게 좋다. 참고로 나는 가방이랑 오리털 잠바만 들고 갔다.) 등산 전날과 등산 하산 당일 마랑구 게이트 근처에서 숙박까지 포함! 밥값은 제외...
 
사람의 인연이란 게 참 신기해, 당시 모시에 도착해서 우릴 반겨주시던 사람. 그 사람은 한국인이었다. 으잉? 뭐지? 웬 한국인??? 그 분은 호텔에서 돈을 도둑맞아 현지여행사 사장에게 도움을 받고 있었다. 안그래도 사업하려던 참에 잘됐다 싶으셨던 건지, 이 분은 현지 사장님과 함께 지금 동업 중.ㅋㅋㅋ(형님 보고파요.)  
 
요게 회사이름이다.
사무실 전경.
 
 
첫날
 
새벽부터 우붕고(Ubungo) 버스터미널에 가서 버스를 탄다고 고생 좀 했지...
버스여행 시간도 무지 길다... 10시간 정도..
모시 가는 길목에 볼 수 있는 끝없는 파인애플 농장.
이런 Africatic한 모습도 창밖으로 구경할 수 있다.
 
암튼 모시에 도착하자마자 우리가 갔던 곳은
   
여행사 개골목에 위치한 작은 호프집. 안 그래도 돈 잃고 가슴 아프실 텐데, 우리에게 맥주를 선물?해주셨다. (위 사진 사무실 전경 오른쪽에 보면 골목이 있다.)
 
숙소로 출발하기 전, 근처 대형마트에가서 초콜릿도 구입하고 물도 구입했다. 킬리만자로 정상을 목표로 한다면, 물을 최대한 많이 구입하시길!(최소 16)
그리고 도착한 마랑구 게이트 근방 여행사 사장님의 집이자, 여행자들의 휴식처.
밥도 잘 나왔다. 통닭에 볶음밥 그리고 뭐 암튼 이것저것 배불리 먹었다. 요즘엔 더 맛난 걸 많이 해주신다고 들었다. 특히 한국인을 위해서.ㅋㅋ '여행사보다 형님은 가든이 어울려요.' 라고 말해주고 싶을 정도로 술과 고기를 좋아하는 형님.
 
둘째 날
   
이 사진은 아침에 일어나서 찍은 사진이다. 정말 멋진 곳이다. 집 뒤뜰에 폭포가 있다니!아침에 일어나 폭포도 보고!ㅋㅋ 아침식사 하고 바로 마랑구게이트로! 숙소에서 차량으로 조금만 이동하면 킬리만자로 마랑구 게이트로 갈 수 있었다.
입구는 이렇게 서울대정문 느낌의 대문으로 막혀있었다.
 
그리고 들어가면 등산장비 빌려주는 곳이 나온다.

여기서 빌려줌없는 거 빼고 다 있다. 그러니 걱정 없이 맨몸으로 와도 괜찮다! 고글, 배낭, 방한복, 등산화, 내복, 스키바지, 바람막이, 등산스틱, 양말, 침낭, 털모자, 스패츠, 후레쉬 등등 안 빌려주는 게 없다.
이것저것 정신없이 챙겨서 이제 출발! 위 사진이 마랑구 게이트다! 국방무늬 모자는 가원이가 탄자니아에서 쓰겠다며 올 때 옥션에서 1500원에 사왔다ㅋㅋ
 
매년 15000명 정도가 오르고 그 중 40%가 정상에 오른다고 한다. 100만원이 어디 애 이름도 아니고 정상 찍지 않으면 킬리만자로에서 죽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중.

오르기 시작한지 30분 됐나? 비가 마구 오기 시작한다. 우의를 입었다가 벗었다를 3번 정도 반복했던가? 어느새 식사시간!
햄버거, 닭튀김, 바나나, 머핀. 쳐묵쳐묵. 햄버거 맛을 기대하지 마시길!
밥 다 먹으니까 나타난 까마귀. 워낙 사람들이 여기서 음식물 같은 걸 남기니까 이 넘이 알고서 여기에 나타났다. 안 도망가길래 같이 찍었다. 밥 다 먹고 다시 만다라훗을 향해서 발걸음을 옮겼다.


엥? 벌써 도착? 만다라까지는 사실 얼마 안 걸려금방 도착했다. 3~4시간이면 도착한다. 도착해서 우의도 말리고 짐도 정리하고. 비가 계속 왔다가 안 왔다가 무한 반복이었다. 탄자니아는 10~11월부터 우기가 시작해서 4~5월 까지 우기가 지속 된다. 그리고 계속 건기. 12월에 갔기 때문에 한창 우기시즌이었다.
여기서 이제 간단한 관광? 코스가 있다. 밥을 다 먹고 나니 가이드가 우리를 어디론가 인도했다.
원숭이!!!!어디론가 가는 길에 원숭이가 나타났다. (원숭이...자꾸 응답하라1997이 생각나) '역시 국립공원이긴 국립공원인가바.' 막 서로 이러면서 신기해하고.ㅋㅋㅋ
아하~! 가이드는 우리에게 크레이터를 보여주기 위해 여기로 데리고 왔다.
이름하여 Maundi Crater Rim. 꽤 큰 크레이터였다. 한라산보다 깊진 않는데, 둘레는 한라산 둘레정도 돼 보였다.
 
크레이터 주변을 구경하다가 발견한 Kinyonga 부부. 카멜레온이 스와힐리어 단어로 Kinyonga(키뇽가). 짝짓기 중인 녀석들을 우리가 방해하고 말았다.
 
크레이터에서 나오면서 찍은 멋진 풍경. 킬리만자로 등산에서 이런 풍경은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 내가 있는 곳도 산인데, 저 멀리 뭔가 멋진 산이 서있다.
숙소로 다시 돌아가는 길에 뚱뚱하고 검은 쥐 발견. 근데,,,쥐가 풀을 먹고 있었다.
가져오지 말라고 그렇게 말했건만, 내 필름카메라를 가져오겠다고 난리를 쳐서...결국 한국에 있는 내 필카가 오고 말았다. 필름도 잔뜩 사들고 와서...등산하는데 얼마나 무겁던지....
내 필카 가져오신 주인공과 함께. 사진이...너무 아저씨처럼 나왔다. 이젠 아저씨인가?
 
나머지 시간은 그냥 별일 없이 보냈다. 좀 자다가 저녁 먹고, 간단하게 씻고. 우기(여름)이었는데도 해발 2700미터라 그런지 좀 쌀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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