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23

출근시간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언제나 그랬듯 7:20-30분 사이에 도착한 학교.
출근기록부에 처음으로 이름을 써넣는 익숙함.
출근시간이 지나야 출근하는 샘들.
수업이 7:30부터 있지만 '역시 아프리카'라는 수식어를 떠올리게한다.
아무런 긴장감 없는 출근시간.
학생들만이 아침조회시간을 지키고, 알아서 자기들끼리 애국가와 교가를 부르고, 알아서 교실로 들어가는 모습은 내겐 더이상 이상한 풍경이 아니게 되어버렸다.
좋게 말하면 여유롭다 말할 수 있을까?
새로 오신 교장선생님의 출근시간이 늦는 것은 멀리 살기 때문이지만, 20km도 안되는 거리가 멀어서 늦는 것이 이해가 되는 것이 이 동네에선 자연스럽다.
모두 비포장 도로에다 자가용도 대중교통도 없는 상황에선 20km는 매우 먼 거리임을 다시 한 번 느낀다.
교통의 발달이 가져오는 편리함을 이런 곳에서 더 구체적으로 느끼는 짖꿎은 상황.
웃음은 옵션이다.
This is Afrika.

2014-02-01

탄자니아의 닭장

탄자니아의 닭장엔 닭만 사는 것이 아니다.

닭은 당연히 살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오리도 산다.

오리 말고는 뭐가 있을까?

정글의 법칙 첫번째 편에 등장했던 뿔닭이 있다.

그리고 비둘기도 있다.

탄자니아 사람들은 날개달린 건 다 먹는 것 같다.

학생이 돌던져서 잡은 새도 선생님이 먹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뿔닭


일단 뿔닭의 모습을 설명해 보면,  닭은 깃털색이나 무늬가 매우 다양하지만, 뿔닭의 깃털 무늬는 매우 일정하다. 검은색 깃털에 작고 하얀 점이 매우 많이 박혀있다.(http://mirror.enha.kr/wiki/호로새) 머리 위에는 뿔(!?)이 있다.ㅎㅎㅎ 그래서 뿔닭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찾아보니 주로 호로새라고 부르기도 하는 것 같다.

그리고 한번 알을 낳기 시작하면 사람 입장에선 무한대에 가까운 알을 낳는다. 거의 100일가량 매일 하나씩 낳는데, 풀어두면 여기저기 낳기 때문에 알을 낳기 시작하면 닭장에 가둬둔다.(평소엔 풀어둔다. 풀어놔도 해가지면 알아서 닭장으로 들어감.) 한 가정에서 뿔닭 숫컷과 암컷 여러마리를 키운다면,,,거의 1년 내내 계란을 먹을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알의 생김새는 우리가 흔히 먹는 닭의 알과 생김새가 비슷하나, 알 껍질이 비교적 두껍고 단단하다. 며칠 전 후라이하려고 깨려는데 쉽게 안 깨졌다. 그리고 노른자도 단단했고, 맛은 일반 계란 같았다.


어쨌든, 탄자니아를 떠나기 전에 뿔닭을 먹고싶다.


뭐,,,닭도 종에 따라 매일 알을 낳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닭의 경우는 무정란일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키우는 닭들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토종닭이라고 보면 되는데, 알을 매일 낳지 않는다. 짝짓기가 이루어 지면 알을 낳기 시작하고 낳는 알은 모두 유정란이며, 한번 낳기 시작하면 10~15개 정도 낳는다. 닭에 따라서 20개 정도까지 낳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알을 다 낳으면 품는다.

닭이 알을 품다!
닭이 알을 품기 시작하면 움직이지 않은다. 초반 3~5일은 나와서 밥도 먹고 살짝 돌아다니기도 하는데, 그 이후로는 거의 안 돌아 다닌다. 그렇게 21일을 다 품어야지 병아리가 나온다. 정말 신기하게 딱 21일이다.



비둘기

비둘기...난 처음에 그냥 야생비둘기인줄...학교나 식당 근처에서 기웃거리며 식사를 해결하는 녀석들. 난 그냥 야생에 사는 비둘기인줄 알았다. 그러나 밤이 되면 각자의 집으로 귀가하는 걸 보고 놀랐다. 암튼 해뜨면 집밖으로 밤이면 다시 집으로...ㅋ

그래서 보통 현지인들은 아침에 닭장을 열때, 그때 비둘기나, 그외의 녀석들을 잡아서 묶어 뒀다가 필요할 때 잡아먹는다.

어릴 때, 비둘기 고기를 먹어본 적이 있는데, 그때 할머니께서 남자는 먹지 말라고 하셨다. 나중에 애 못낳는다며,,,,

근데, 그때, 그냥 먹었었다.ㅎㅎㅎ 닭보다 약간 질긴 느낌으로 기억함.

인터넷에 찾아보니 닭 9마리보다 비둘기 한 마리가 낫다라는 옛 말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몸에 좋다는 의미로 해석됨...ㅋ

암튼 이 글을 보고 도심에사는 비둘기 잡으러 다니시면 잡혀갑니다.ㅎ


개방사육

주로 이렇게 사람들은 개방사육한다. 닭같은 경우 처음 하루만 가둬두더라도 그 곳이 자신의 집이라고 생각하고 낮에 열심히 놀다가 해가 지면 집에 돌아온다. 닭장은 그러니까 밤에 잠자기 위한 곳이다.ㅎㅎ 사육되는 녀석들 입장에선 천적으로부터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공간인 것이다.ㅎ 암튼 아직도 난 이 녀석들이 신기하다. 묶어두지도 않는데, 알아서 잘 돌아다니고 집에 잘 돌아온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한국의 토종닭들을 좀 탄자니아에 풀어키우고 싶단 생각. 여긴 정말 닭들의 천국인듯! 밥 안줘도 알아서 잘 살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