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6-29

우유 좋아

우유를 끓여 봤는가?
장미에겐 가시가 있다면 우유에겐 거품이 있다.
우유는 갑자기 솟아 오른다, 예쁘게ㅋ 하지만 결과는 비참하지. 가스렌지 주변을 모두 망쳐놓는다.


매일 아침 500밀리리터씩 끓여 마시는 .
한국에서 시중에 파는 우유와는 다르다. 우유는 우리가 아는 흔한 젖소에서 나오지 않는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지역에서는 따로 육우와 젖소를 구분 짓지 않고 그냥 섞어서 키운다. , 탄자니아 지역 대부분이 그냥 섞어서 키운다. 암튼 젖소일지 누런 소일지 검은 소일지 모르는 거지.. 그리고 그냥 손으로 직접 우유라서 이물질도 조금씩 섞여 있다. 그리고 당연히 끓여 먹어야 한다.

우유를 12시간 정도 상온에 놔두면 요거트처럼 된다. 외모만.냄새는...완전 상했어.

한국 우유는 그러던데,,,,한국에선 우유에 무슨 짓을 것일까?

 

그리고 효경누나가 다르살렘 다녀오시면서 사온 선물과 누나가 쓰시는 향을 조금 나눠 주셨다.

쵸코렛과 일본라면 그리고 껌!!! 바나나맛 자일리톨껌!

다르에서 힘들게 가져온 영화와 드라마와 예능까지 내려주셨다.

2013-06-27

다시 탄자니아에 오기 위해 짐을 싼다면

일단 요리를 위한 것부터 생각한다.
1. 식칼 2자루(채소용, 고기용), 과도, 칼 가는 도구.
2. 숟가락, 젓가락 4세트 정도?, 조리(쌀에서 돌 고르기 위한 거)
3. 멸치 1kg 볶아서 간 것. 건새우 500g 볶아서 간 것, 미역, 다시마, 도토리묵가루 등등 장기간 보관 가능한 것 위주로 쫙~
4. 된장, 고추장 각각 1kg.
5. 카레가루 2kg. 자장가루 2kg. 고춧가루
 
 
그다음 의류
7. 가벼운 겨울 옷 1~2.
8. 반팔 5~6?, 속옷 5~6세트, 양말 5~6, 바지(입고 싶은 걸로)
9. 쓸만한 운동화 1켤레, 구두 1켤레, 슬리퍼 1
 
전자제품
10. 랩탑, 스맛폰, 전자책, 외장하드, 인터넷 전화기 등
 
나머지 생각나는 것
11. 영양제
12. 복대(돈 들고 다니기 위한)
13. 꼭 필요한 책과 필기구
 
 
14. 남는 무게는 모조리 라면으로ㅋㅋ
 
 
* 탄자니아에서 쓸만한 칼을 구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 탄자니아엔 조리라는 도구가 없다.
* 젓가락 구하기가...중국식품점에 있긴 있더라.
* 한국이 여름이면 탄자니아는 겨울이다. 뭐 그래 봐야 얼어 죽을 만큼은 아니고 살짝 춥다. 그리고 킬리만자로도 가야지~
* 명절 격려품에 고춧가루가 없더라.... (있네요.ㅋㅋㅋ그래도 적당량 가져오면 도움이 될것같습니다.)
* 탄자니아에 좋은 속옷이 없더라....
* 운동화보다는 슬리퍼를 많이 신는다. 현지 슬리퍼 종류도 많고 이쁜 것도 많더라..
* 노트북은 가볍고 저렴한 걸로....외장하드는 필수
* 나중에 보면, 먹는 게 최고더라~
* , 여긴 빨래판이 없다. 돌돌 말 수 있는 실리콘 빨래판 강추!


뭐, 더 필요한 게 있나..?

추가

*고구마묵가루, 도토리묵가루. 쉽게 묵을 만들어 먹으실 수 있습니다.
*건조굴, 건조홍합. 국 끓을 때 매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현지에서 배추를 조달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대신 차이니지 라는 배추 비슷한 채소가 있습니다. 정식명칭은 Chinese cabbage. 중국산 배추인 샘인데요. 씨앗 파는 가게에서 이 씨앗을 사면 사진은 맛있어보이는 배추지만, 시장에선 전혀 배추답지 못한 모습과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신 건기때 말려뒀다 시래기된장국을 해 드셔보길 추천드립니다. 맛이 좋아요. 그리고 양배추를 구입하시면 가장 겉부분은 보통 버리시는데 그러지 마시고 잘 씻어서 말려두세요. 시래기 된장국 할때 한 장 정도 같이 넣어서 끓이시면 맛이 매우 좋습니다.

2013-06-26

우리집공개

툰두루 마소냐(Masonya, Tunduru, Tanzania)에 있는 우리집.
 
툰두루 마소냐는 과거 모잠비크의 독립운동기지였다. 교장선생님께서 사시는 집은 사모라마셸이 거주하던 곳이다. 사모라마셸은 모잠비크 초대대통령이었지만 독립운동할 당시 얼마나 허름한 집에서 기거했는지 직접 와보면 알 수 있다. 주민들(물론나도포함)은 모잠비크 독립운동가들이 여기서 살면서 만들어 사용하던 우물을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 정확하게 말해서 과거 그들이 만들어 놓은 우물 바로 옆에 새로운 우물을 사용 중이다. 이런 역사가 담긴 장소라서 그런지 1년에 한 번 모잠비크에서 간단한 행사를 위해 마소냐를 찾는다. 물론 빈손으로 안 오고ㅋㅋ 마소냐 중학교 아이들을 위해 두꺼운 노트와 좋은 볼펜을 선물로 가지고 온다. 그래서 그들이 방문하면 학생도 즐겁고 나도 나름 아프리카의 중요한 식민지 역사의 현장에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어서 좋다.
 
이게 우리집. 공사 중이던 모습을 사진으로 찍은 거다. 집이 굉장히 커보지만,,,,,1/4 정도의 면적이 나의 공간이며, 내부 분할 공사를 했기에.....나의 공간이 너무 부족해.......
현재 외부 모습도 이 사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요게...식당 겸 부엌.


요게 내 침실. 사진 안에 보이는 문 열면 화장실.


집이라고 해봐야. 별 거 없다.
 
비가 오면 이렇게 물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거의 우물에서 퍼온다.

 

비가 오면 이렇게 나의 소중한 천장을 적셔준다......


지금은 사진 찍기엔 너무 처참해져버린 천장...흰개미가 먹어치우고 비가 내려 적셔주니 안망가지면 그게 이상하지...


그래도 애들 밥 먹는 모습 보면 난 상대적으로 위로가 된다.(ㅡ.ㅡ;;;;미안... ) 만날 이렇게 밥 먹는다. 비 오면 밖에서 먹기도 힘들고....에고...고생이 많다. 군대 훈련할 때 비슷한 방법으로 먹었었는데.... 그냥 한 곳에 모조리 받아서 손으로 먹는다...ㅠ.ㅠ

아프리카가 있어 다른 강대국의 국민들이 지금과 같은 좋은 환경에서 살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같은 지구에 사는 게 맞나 싶다. 어찌 보면 우리는 아프리카 빚을 지고 있는 것이다.
 

2013-06-16

국밥

아, 추워. 탄자니아. 아프리카라고 해서 더울 것만 같 아도 북반구가 더워질 때 남반구는 점점 서늘해진다. 심지어 춥다. 해발 5~6백 미터에 있는 툰두루. 고도가 적당히 높기에 좀 춥다. 아침, 저녁으로 영상 13도 정도까지 내려간다. 더 추운 곳도 많다. 탄자니아엔 고도가 높은 지역이 많기에. 이렇게 춥다 보니 국밥이 떠오른다. 추운 겨울 손을 비비며 들어간 국밥 가게에서 우리가 바라는 것 은 따뜻한 국물과 밥. 몸도 데우고, 입도 즐겁게 했지. 20대 초에 돈이 조금 필요 해서 했던 막노동. 온종일 도로 위에서 해야 하는 일 이었다. 새벽에 일어나 추위가 가득하고 찬바람이 칼 같은 도로 위에 서 일했다. 그리고 점심때가 되면 어김없이 국밥집에 들어갔다. 뜨거운 국밥과 시원한 깍두기를 쉴 새 없이 입에 넣다 보면 바닥이 나버렸던 국밥. 군대 휴가 나올 때도 국밥은 단골메뉴 였다. 위병소를 나서자마자 찾았던 것은 순대국밥. 뿌연 국물 속에 가 득한 밥과 순대. 그리고 소주 한잔. 아침부터 국밥과 소주를 먹고 얼큰하게 취기가 오르면 버스에 올랐다. 그리고 깨어나면 동서 울터미널에 도착! 그 당시 그 기쁨을 누가 알까? 국밥 과 소주는 든든한 아침밥이자, 좋은 안줏거리며, 좋은 수면제였다. 국밥이 맛있으려면 국밥이 그리워야 한다. 막노 동하면서 점심을 기다렸고, 군 휴가를 기다리며 국밥 도 기다렸다. 누군가와 같이 국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은 그 사람과 친분이 있다는 의미이거나 친해지고 싶다는 의미일 것이다. 국밥 먹 는 사람들 사이에 어색함이 흐르는 모습을 목격한 적이 없다. 국밥에는 그리움이 있고 따뜻함이 있으니까. 그리웠던 사람과 따뜻한 사람끼리 모여 국밥에 소주를 먹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