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8-10

킬리만자로 3#

넷째 날(입산 3일째)
 
고산증 때문에 아침부터 거북하게 시작했다. 머리가 아프고, 음식도 먹는 둥 마는 둥. 3700미터부터 고산증이 시작됐으니. 5895m까지 올라 갈 수 있을지가 너무 걱정...
아침에 일어나 보니 그 유명한 킬리만자로 봉우리가 보였다. 밤새 눈이 내렸는지 하얗다.

우린 구름 위에 서 있었다. 아침부터 기막힌 날씨 덕분에 기분이 좋았다. 몸은 좀 안 좋았지만

이름: 스왈레, 옆에서 장난 많이 치면서 힘을 보태준 가이드. 뒤로 보이는 것은 킬리만자로에서 두 번째로 높은 봉우리인 마웬지. 마웬지에도 눈이 덮여있었다. 겉으로만 봐도 산 길이 험할 것이라는 예상이 충분히 가능했다. 7년차 가이드도 한 번도 안 올라가 봤다니올라가려는 사람도 없나바...
올라갈수록 점점 흥분됐다. 거대한 봉우리가 점차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사진으로만 보던 킬리만자로를 이렇게 가까이 보게 될 줄이야

더 가까이 왔는데,,,,더 작게 보인다. 이 사진에는 식물들이 거의 없다. 상당히 높아졌다는 의미. 사실 경사가 급하지도 않은데, 엄청 힘들었다. 점점 산소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중간 점심시간에 찍은 사진. 호롬보에서 벗어난 다음부터는 계속해서 킬리만자로 봉우리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점심 먹는 이 장소...문제가 좀 있다. 쥐가 엄청 많아서 사람을 괴롭힌다. 가이드 주머니에 쥐가 들어갔던 것은 그만큼 쥐가 많았기 때문이었겠지.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고서 가방에 쥐가 들어갈까 봐 계속 등산 스틱으로 쥐를 쫓아내야 했다. 
사진처럼 길은 완만했다. 산이 아닌 듯그리고 바닥에는 누군가 돌로 글자를 만든 흔적이 있었다. 등산하기도 힘든데 이런 것 까지 하다니....대단하다.
올라갈수록 식물이 사라지면서 바닥엔 돌만 가득했다. 우리는 힘들긴 했지만 정말 신기해했다. 마치 혹성에 떨어진 느낌이었고, 평소엔 볼 수 없는 모습들이 펼쳐졌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거대한 돌도 많이 볼 수 있었다. 지구가 아닌 것만 같아.

킬리만자로와 포옹 중인 이가원씨.
거의 다 왔다. 키보에 거의 도착하기 전에 만나게 된 외국인. 여자 혼자서 왔다. 호롬보 까지는 거의 껌이었는데, 키보에 도착하는 건 왜이리 힘들던지....산소부족
암튼 정말 힘들었다.

캠핑사이트. 텐트에 머무는 사람들은 현지 가이드 들이었다. 키보는 정말 추웠다. 우기라서 탄자니아가 가장 더운 시기였지만,,,,여긴 숙소 내부 바닥에도 얼음이 얼어있었다. 텐트옆을 살짝 지나가봤는데,,,,텐트가 더 따뜻해 보였다. 텐트 문이 열리는 순간 뜨끈뜨끈한 공기가 내 옆을 스치고 지나갔다.


돌밖에 없다.
우리가 있는 쪽의 반대편으로 해가 지기 시작해서 더 추웠다.
저녁 5시 정도가 되면 쿠커가 음식을 가져온다. 그럼 열심히 먹고 오후 6시 정도에 잠에 든다.
일찍 자는 이유는 밤 12시 30분에 출발해서 정상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서다. 엄청 추웠다는거...! 우기에도 이렇게 추웠으니,,,건기엔 더 추울꺼다. 정상 올라가는 날 저녁에 밥 먹을때 스팸이나 참치캔 같은 걸 준비해와서 먹는게, 정상찍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우린 가이드가 제공하는 음식과 물만 먹었다.....가이드가 주는 물은 .....안 깨끗하다....ㅠ.ㅠ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