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에 와서 처음으로 말라리아에 걸렸던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말라리아 걸려서 너무 아파 죽겠는데, 처음엔 그냥 몸살이라 생각했다.
학교 교직원회의 중에 도저히 못견디겠다는 느낌이 들어 회의를 그만두고 나왔다.
바자지를 부르려고 전화했는데, 안받길래 다른 바자지를 불렀더니 이놈 둘 다 온것이었다.
당연히 말싸움이 일어났고 날 더 힘들게 했었다.
어렵게 병원에 도착하니 피검사도 안하고 나에게 말라리아 약을 투여하려 하길래, 약간의 실랑이 끝에 투여를 못하게 했다..
그리고 검사결과가 늦게 나왔다. 다르살렘쪽 병원에 가면 거의 10분 안에 결과가 나왔지만 그렇지 못했고,
난 늦게 약을 투여받았다. 그러면서 간호사가 나에게 '거바 말라라아잖아!'라며 핀잔까지 줬다.
의사는 2일이면 된다 했으나 2일이 지나도 열은 내려가지 않았다. 정해진 말라리아약을 이미 다 맞은 상태였다.
의사는 추가로 먹는 말라리아약을 처방했고, 나는 도저히 병원을 신회할 수 없었다.
SOS도 지속되는 나의 고열이 걱정됐는지 후송비행기를 지원해줬다. 근데, 이런 시골에 어디로 비행기가 올지 알 수 없었다.
'툰두루라는 지역은 단 1%도 도로가 포장되어있지 않은 상탠데,,,비행장이 있단 말인가!?!?'
같은 지역 단원들도 걱정이 많았다.
원래 오기로한 날짜보다 하루 늦게 비행기가 도착했다. 그 땐 9월 20일이었다.
툰두루 시골에 Mbesa(음베사)라는 곳으로 가야한다는 병원 의사의 말....
SOS에서는 Tunduru Airport라는 말을 했다.
누구 말을 믿어야 하나....
그냥 의사 말을 믿기로 하고, 음베사로 향했다.
약 60km정도 떨어진 곳이었는데,
그 곳에 비행장이 있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포장된 비행장이 아니라, 잡초들이 자라있는 그런 넓은 공간이었다.
그 곳에 도착하고서 얼마 안있다가 비행기 소리가 들렸다.
꼬리날개에 붉은 십자마크를 달고서 나타났다.
두 명의 파일럿, 두 명의 의사.
12인승 경비행기 내부는 환자를 위한 침대가 있었고, 난 거기에 누워서 산소호흡기를 착용하고 항생제 및 수액을 맞으며 국경을 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출국심사를 거치지 않고 케냐에 도착했다.
케냐에 도착하니 공항엔 엠뷸런스가 대기중이었다.
난 커다란 엠뷸런스를 타고 케냐의 분위기를 살폈다.
전체적으로 탄자니아보다 도로도 예뻤고 잘 산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가
커다란 덤프드럭 뒤에 사람들이 가득 실려서 이동중이었다.
탄자니아에서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케냐의 수도에서 그런 모습을 보니 사람들이 생활하는 모습은 탄자니아와 비슷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엠뷸런스 창밖으로 케냐의 풍경을 잠깐 감상하니 어느새 병원에 도착했다. 근데, 도착하고 나니 열이 다 내려있었다.
비행기에서 맞은 항생제가 날 살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응급실에 가니 외국인 의사가 날 맞았다. 상황설명 후 피검사에 들어갔다.
그리고 입원실을 안내받고, 귀중품을 모두 경비에게 맡기는 절차를 거쳤다.
입원실은 매우 편했다. 어머니가 한 때 많이 편찮으셔서 대학병원 1인실을 장기간 이용했던 적이 있는데, 그 1인실보다 내가 입원했던 케냐병원의 6인실이 더욱 깔끔하고 좋았다.
TV도 환자마다 한 대씩 배치되어 있었고, 식단도 매일 자신이 원하는 메뉴를 선택할 수 있었다.
암튼 피 검사 결과 말라리아가 없다고 했다. 혈소판 수치가 매우 낮지만 괜찮아 질 것 같고, 암튼 말라리아는 없다고 말했다.
'그럼 뭐냐?' 라고 물으니 피검사를 다시 해보자고 했다.
그리고 두통이 매우 심각했다.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렇게 장기간 심한 두통을 겪었었다.
결국 진단명은 '바이러스성 질환'
이 애매한 진단명.... 두통은 말라리아약 투약을 많이 받아서 그런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그렇게 약 8일간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8일 동안 두통에 시달렸고,
말라리아와 관련한 치료는 전혀 없었다.
오히려 SOS에서는 머리검사를 해보자며 CT촬영을 했다.
검사,....이상무.
그렇게 케냐병원에서 8일을 지냈다.
케냐에서 휴대폰 사용법.
케냐에서 바로 병원으로 후송되면 환전이나, 휴대폰 사용법을 알아야 한다. 병원 외부에 나갈 수 없음...
병원 정문을 등지고 오른쪽으로 약간 내려오면 환전소가 있다.
경비에게 말하고 같이 가야한다....나이로비에 범죄가 많아서 그런지 경비도 이런 일에 매우 익숙해 보였다.
휴대폰은 당연히 Vocha(바우쳐를 탄자니에서 보차라고함)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탄자니아에서 사용하던 폰을 그냥 로밍으로 사용했다.
병원 매점에서 보차 구입이 가능한데, 케냐에서는 보차라고 부르지 않는다.
처음엔 '바우쳐'달라니까 뭔소린지 못알아 듣다가, 내가 휴대폰에 충전할 걸 달라고 했더니 이름을 알려줬다.
이름하여, '크레딧'
크레딧을 원한다고 말하고 충전하고싶은 비용을 말하면 작은 영수증같은 것을 준다.
그 영수증에는 일련번호가 적혀있고,
입력방법은 다음과 같다.
[103*일련번호] 통화버튼.
이러고 있으면 어딘가 전화걸리는 것 같은 화면이 잠시 뜨고 충전된다.
로밍은 돈이 많이 든다.
받을 때도 돈이 막!! 나간다. 조심하길...
무엇보다 아프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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